- 전남 나주의 너른 들을 지나 남쪽으로 한 참을 달리다 보면
평지에 돌출된 거대한 골산(骨山)을 만나게 됩니다.
이름하여 호남의 소금강이라고도 불리우는 월출산입니다.
골기 서린 월출산을 배경으로 자락마다에는 절이 있으니 도갑사도 그중 하나입니다.
도갑사는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영암을 대표하는 인물이 둘이 있는 데 바로 도선국사와 왕인박사입니다.
사실 왕인에 대해서는 기록이 전혀 없다시피하고 일본에서 일부 사료들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충 백제 근초고왕 시절 일본에 한문과 논어 등을 전해준 인물이라는 정도?????
그런데도 왕인박사의 유적지를 복원(?? 뭐가 있었어야 복원하지요, 새로 만든 것임)하고
왕인축제를 여는 등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뭐라 설명해야 할지 참으로 그렇습니다만
도선국사는 각종 기록에 많이 등장하는 등 사실(史實)과도 부합한 면이 있음에도
다소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혹 도선국사를 풍수쟁이(??) 정도로 폄하하고 싶은
유학자들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만..... 뭐 사실이 어디 갑니까??
특히 도선국사하면 수 많은 절을 창건한 이력과 함께 풍수관련 이야기는 물론
고려를 개국한 왕건과의 관계 등 다양한 야그가 전합니다만
광양 옥룡사에 있는 부도비문에 따르면 도선국사는
신라시대인 서기 827년에 태어나 898년에 열반에 들었다고 합니다.
더우기 도선국사가 태어난 곳은 이곳 도갑사에서 멀지 않은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라는 곳인데
구림리는 도선국사의 출생과 관련된 지명입니다.
출생과 관련하여 아버지 김씨, 어머니 강씨라는 이야기도 전합니다만
이곳 영암에서 전하는 바에 의하면 성기동 마을에 사는 처녀가
참외(오이라는 말도 있음)를 먹구 배가 불러오더랍니다.
아이를 낳았지만 처녀의 몸으로 기르기 그러하여 부모가 밖에 버렸답니다.
하지만 처녀가 모정에 이끌려 가 보니 비둘기들이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합니다.
그래 다시 데려다 키웠구요, 월출산 자락 지금의 월남사지 위에 있는 작은 절에 출가하였구요....
구림(鳩林)이라는 지명이 바루 비둘기 구에 수풀림이니 뭐 딱 들어 맞는 군요.
이곳이 바로 도갑사 일주문입니다.
다포계 팔작지붕으로 위엄을 갖추고 있으며, 너무 크지도 또한 작지도 않답니다.
사실 풍수라 하면 뭐 이상한 허황된 이야기 쯤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너무 과신하여 거금을 투입하여 묘지를 정리하고 합니다만
뭐 달라질 것이 있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기를 원하고 그러다 보니 찾는 것이 명당이구,
그러한 노력을 풍수로 이해하면 좋을 듯 합니다.
절집에 갈 때마다 듣는 이야기 입니다만 절집은 다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고 하는데
그게 맞는 말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곳에 절집이 있으니 명당이지 백화점이나 음식점을 지어놓고도 명당이라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심심산골에 주택이나 아파트, 학원을 지었다면 또 그 곳이 명당일 수 있을까요??
그러고 보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 그것이 명당의 조건이 아닌가 합니다.
어렵게 명당 찾아 다니지 마시구요.... 적재적소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학교 앞에 문방구, 대학교 앞에 서점이었지만 지금은 주점, 관공서 인근에 식당,
사무용 빌딩 앞에 구두방, 경찰서 옆에 설렁탕집 등등등.......
사실 풍수는 비보(裨補) 즉 모자란 부분을 채우는 것입니다.
그래 동네 한 쪽이 낮다면 수해에 직면할 것이고 그 곳에 돌탑을 쌓아 수해를 예방하는 것??
뭐 너무 쉽게 생각하였나요???
이야기가 흘렀습니다만 이 건물이 국보 50호로 지정된 도갑사 해탈문입니다.
근데 갈때마다 새로워져 새로 지은 것처럼 깔끔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정면3칸, 측면 2칸의 주심포 형식의 맞배지붕을 하고 있지요.
건축학적으로 뭐 과도기적인 면이 있어 다양한 건축기법이 적용되는 등 그런그런 사유로
국보로 지정되었다 합니다만 문외한의 눈으로 보아서는 뭐 그렇구 그런 건물입니다.
왕년에는 월출산 도갑사라는 편액이 있었는데 보수중이라 없는 듯 합니다.
글구 해탈문에 오르는 계단의 소맷돌이 멋지구요,
깔끔한 연등천장 하며 뭐 새 건물 같답니다.
새로 지은 대웅보전입니다.
사실 본 사진은 앞 마당 석조(石槽) 즉 돌구유를 찍은 것입니다.
흔치 않게 석조에 명문(연대 등을 알 수 있는 글자)이 새겨있어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요,
5층 석탑입니다. 보물 1433호랍니다.
조금은 훌쭉한 모양새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 석탑이 아닌가 합니다.
도갑사 대웅보전 전경입니다.
연전에 보았던 단층 대웅전을 헐어내고 최근 다시 지은 2층의 건물입니다.
물론 안에서 보면 단층 즉 통층건물이지요.....
1층 추녀마루에 올려진 용이라던가 2층 용마루 양쪽을 장식하고 있는 치미 등은
그야말로 목조건물의 백미를 다 모아 설계에 반영한 것 같습니다.
특히 요새 큰 목조건물들이 너도나도 치미를 올리는데
그거이 벽사(?邪)나 소재(消災) 등의 의미로 했는 지
아니면 디자인 적인 의미인지 헛갈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천안 각원사에 전시된 치미는 그 크기만도 2미터는 족히 돼 보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전각 안에는 3존불이 모셔져있구요, 후불탱화를 대신하여 조성된 목각 부조는
참배객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얾쯤 지나면 부조에 색을 입히고 점안을 하겠지요??
대웅보전을 지나 오른쪽으로 수미왕사 비각이 있습니다.
조선 세조 때 도갑사를 중창하신 수미스님의 기적비입니다.
수미왕사비 옆에 국사전이 있는데요....
도선국사와 수미왕사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대웅보전 뒤편에는 천불전이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천불전에는 당연히 천불이 계시지요...
천불전 뒤편 그러니까 월출산 등산로 옆쪽으로 삼성각이 있습니다.
근데 삼성각보다 그 앞에 심어진 소나무가 눈길을 끌기에 한 컷.....
월출산 등산로에 접어들면서 육각정을 지나면 왼편으로 미륵전이 있습니다.
미륵전에는 이름과 달리 석조여래좌상(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는데요...
이름은 미륵전입니다.
본질적으로 보았을 때 불생불멸이요, 불구부정이요, 부증불감입니다.
즉 나고 멸함이 없구요, 더러움과 깨끗함이 없구요, 늘거나 줄지 않습니다.
4대강의 모래를 퍼다 아파트를 짓는다 하여 그 모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놓여있는 곳이 달라졌을 뿐이지요.
싱싱한 수박과 썩은 수박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저 돌고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현상적으로는 무상이요, 본질적으로는 항상이라는것입니다.
이야기가 흘렀군요.
미륵전이라면 미륵부처님이 계셔야 하는데......
미륵이던 석가여래든 본질적으로 부처님이라는 것이지요.
미륵전에 계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광배를 한몸으로 하고 계십니다.
아마 어려운 세상사에 지친 민중들의 아픔을 헤아려 석가모니부처님으로 조성된 분을
어느 땐가 부터 미륵부처님으로 여기면서 개벽의 세상을 꿈꾸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미륵전 뒤켠의 장작더미입니다.
밝은 색 장작은 최근에 만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색깔로 연대를 알 수 있으니.......
등산로 초입 왼편에 자리한 부도전입니다.
근데 왜 부도전(浮屠殿)이라 쓰고 부도밭이라 읽는 지 불자들의 무지를 탓 할 수도 없구 원....
덕 높으신 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부도를 두고 밭(田)이라는 표현을 한다는 게..... 영
스님들의 사리를 밭에 모셨다는 말입니까???
대궐같은 큰 집(殿)에 모시는 것이 도리 아닙니까?
뭐 강호동이라 쓰고 배신자라 읽는다 하여 웃기기도 합디다만,
앞으로는 부도밭이라는 말 하지 마시구요,,, 부도전이라 하세요.
도선국사와 수미왕사의 행장을 기록한 도선수미비입니다.
옛적에 갔을 때는 비각이 없이 풍찬노숙하더이다만 몇 년전 부터 팔작지붕으로 잘 지은
비각안에 모심으로 우설(雨雪)은 피하였으니 다행이지요.
본 비는 조선 효종시절 장장 17년에 걸쳐 조성한 비랍니다.
요즘의 기준으로 본다면야 말이 안되겠지만, 당시의 경제사정이나 기술 등을 감안해야 할 듯..
특히 두마리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이수와 1500자가 새겨진 비신하며,
잘 생긴 거북모양의 귀부 등등 어느하나 당당하지 않음이 없답니다.
앞에서 소개를 드리지 못했지만 대웅보전 3면 벽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그린
팔상성도가 있습니다.
아래는 도솔래의상이지요???
근데 도솔천에서 계시던 호명보살이 마야부인의 몸으로 입태하자
축하를 드리고, 건강하시라고 약을 다리는 모습 등이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니 성은 고타마요 이름은 싯다르타입니다.
꽃이 만발하고 천상천녀들까지 축하를 하고 요샛말로 난리가 아닙니다.
사문유관상입니다.
동서남북의 성문을 나서서 노인과 병자, 죽은 자와 출가사문을 만난다는 거지요.
근데 그림에서는 출가사문을 만나는 장면은 없는 것 같더군요.
드뎌 성을 넘어 가출을 감행합니다. 이른바 유성출가상입니다.
싯다르타는 출가를 한다 하지만 정반왕의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왕자의 가출이지요..
눈 내리는 산에서 고행을 하는 설산수도상입니다.
수하항마상입니다.
마왕 파순과 그 딸 등 수많은 악마들의 유혹을 물리치고 마군을 항복시킵니다.
보리수 아래 부처가 되신 이를 두고 한바탕 디스코파티가 열린 것 같습니다.
녹원전법상입니다.
부다가야로부터 300여킬로나 떨어진 바라나시 녹야원에서
꼰단냐(교진여) 등 5비구를 대상으로 사성제와 팔정도를 설하십니다.
근데 이 때 5비구는 물론 하늘의 신(천신)과 보살마하살, 사슴동산의 사슴 등이
도강(몰래 들음)을 하는 것 같군요.
아아 님은 가셨습니다.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신 쌍림열반상입니다.
전법하다 뒤 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상수제자 가섭존자께서
아난에게 관 뚜껑을 열어보라 하지만 아난은 선례(?)가 없어 안된다고 합니다......
가섭은 그저 통곡할 뿐......
아마도 석가모니부처님 입멸 후에 대비한 후계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나 봅니다.
비서실장 격인 아난존자가 2처전심으로 이미 후계자로 알려진 가섭존자를 경계합니다.
그대로 두었다간 교단의 분열이 불 보듯 뻔합니다.
오랜 실랑이가 이어지고 부처님께서는 마치막 3처전심을 보여주십니다.
두 발을 관밖으로 내보이신 것이지요... 이름하여 곽시쌍부(槨示雙趺)입니다.
이로써 불멸 후 교단의 리더는 가섭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근데 이 그림 안에 제가 팔상성도의 사진을 촬영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하늘의 천중은 물론이요, 부처님의 제자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호랑이와 말, 코끼리, 사슴, 토끼, 새, 다람쥐는 물론
심지어 개미까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통곡하는 장면이 자못 실감나게 그려져 있습니다.
무릇 절집 기행에서 이런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행운이고, 기쁨이지요....
도감사에도 어김없이 불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선불장을 짓는 다 합니다.
선불장이라... 부처님을 선발하는 곳이지요.
그 규모가 자못 어마어마합니다.
뭐 필요하니까 짓겠지요...... 불사장면을 볼때마다 열 올리시며 탓하시는 불자님들?
걍 그리 이해합시다..
덕에 요즘 절집에서의 하룻밤도 어렵지 않다는거 인정하시고 말입니다.
아담하고 소담한 굴뚝입니다....
그 아래에는 과거의 영광을 말 없이 말하는 각종 석축부재들입니다.
이 글은 지난 8월 15일 전북 전주에 있는 화엄불교대학 총동문회 성지순례에 끼어
촬영한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사실은 대웅보전 불사 완료 후에 가보질 못해서 뒤따른 것이구요...
도갑사 주지이신 월우스님은 10여젼 전에 전북 완주군 모악산 대원사에서 계시다가
해남 대흥사에서 계셨구요....
특히 대흥사에 계실 때에는 10여명이 성지순례에 나서서 점심 때가 지나 대흥사에 도착했구여,
대흥사 침계루 옆에서 우연히 스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자 점심공양 전 임을 아시고
닫힌 공양실을 개방하여 맛있는 비빔밥을 주신 인연도 있으시답니다.
어찌되었든 주지스님의 원력으로 도갑사가 과거 도선스님이나 수미스님이 계실때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새로 지어진 대웅보전에서 기도하여 가피도 입으셨으면 하구요.
또한 곧 완공될 선불장에서 오도송을 읊는 스님들이 많이 나오시길 기대합니다.
뭐 인연이 닿는다면 선불장에서의 하룻밤도 기대해 봅니다.
계속되는 불사로 지어진 전각을 지킬 스님과 재가자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함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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